광주(경기)=박성훈 기자
“우리 손주 먹이는 음식 재배하는 마음으로 농사짓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맛있게 먹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무럭무럭 자랐으면 좋겠네요.”
27일 경기 안성시 삼죽면 기솔리 일원에 자리한 생강밭에서는 수확이 한창이었다. 길쭉하고 푸르른 이파리들이 활짝 핀 줄기를 뽑아올리니 울퉁불퉁한 생강이 뭉텅이째 흙을 안고 올라왔다. 이파리에 손바닥을 스치자 맵싸한 생강 향기가 손에 부드럽게 배었다.
허춘만(66) 안성친환경출하회 생강 작목반장은 “이파리부터 뿌리까지 버릴 것이 없는 게 생강”이라며 “가을에 한창 결실을 맺으면 우리 경기도의 학생들에게 먹일 1년치를 모두 거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허 반장이 운영하는 작목반에서만 연간 2.7t의 생강이 도내 초중고에 급식 식재료를 제공하는 경기도농수산진흥원(진흥원)에 납품된다. 도내 작목반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차지한다.
강동훈 진흥원 급식기획실장은 “도내에서는 120t 정도의 생강이 학교에 공급되는데, 이를 160개 농가가 우리와 계약을 맺고 재배하고 있다”며 “더 많은 농가에 계약재배의 기회를 주기 위해 농가 당 최대 수매량을 3t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재배된 생강을 비롯해 시내 농가에서 납품한 양파, 마늘 등 친환경 작물은 안성시친환경농산물출하장으로 입고된다. 이곳에서는 병충해를 입은 데가 있는지, 썩은 열매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다음에는 이천시 마장면에 자리한 ㈜위머스트의 식재료 전처리 작업장으로 이동한다.
해외 곳곳에서 온 근로자 20여 명은 하나같이 하얀 작업복과 마스크, 위생 모자를 쓰고 일일이 깐마늘의 꼭지를 따는 등 수작업을 병행한 공정에 참여하고 있었다. 김기담 위머스트 대표는 “기계 작업과 수작업이 함께 이뤄지는 상황이라 직원 안전이 최우선이고, 농산물의 안전한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감자와 당근, 고구마 등 뿌리작물은 경기 광주시 곤지암에 자리한 민간 업체에서 저장과 전처리가 이뤄져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운영하는 친환경급식센터로 모여 학교로 배송된다. 최창수 진흥원장은 “깨끗하고 건강한 먹거리 생산의 첨단에 친환경급식이 있다”며 “우리 미래세대가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시군과 손잡고 양질의 식자재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