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이 머지않았다. 농촌에서는 한 해 동안 정성껏 키운 농작물을 수확하고, 소비자에게 보내기 위한 손길이 가장 바빠지는 시기다. 하지만 풍성한 수확의 계절을 앞둔 농촌의 마음은 마냥 편하지 않다. 수확해야 할 농작물은 눈앞에 있는데 정작 함께 일할 사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촌의 인력 부족은 추석을 앞둔 수확철에만 나타나는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 봄에는 밭을 갈고 모종을 심어야 하고, 여름에는 작물을 관리하고 가을에는 수확해야 한다. 그리고 겨울에는 시설관리와 병충해 예방도 필요하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필요한 농작업이 달라지지만, 농촌에서는 봄·여름·가을은 물론 연중 일손이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농업의 계절적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농가는 매번 ‘사람을 구하는 일’ 부터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농사를 지을 땅도 있고 잘 자란 농작물도 있지만, 적기에 투입할 인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농사의 성패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농촌도 엄연한‘구인시장’이 됐다. 부족한 일손을 메우기 위해 농가는 내국인과 외국인 근로자를 가리지 않고 필요한 인력을 찾고 있다. 농촌의 노동시장도 도시와 마찬가지로 일당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같은 농작업이라도 지역과 시기, 작업의 종류에 따라 임금 수준이 달라지고, 근로자 역시 더 나은 조건을 찾아 움직인다. 농가 입장에서는 인력을 구하기 위해 임금을 높여야 하는 부담과 인력 수요가 몰리는 시기에는 농가 간 구인 경쟁까지 걱정해야 한다.
결국 농촌의 일손 문제는 단순히 ‘사람이 없다’가 아니라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사람을 찾아 연결하고, 농가와 근로자 모두가 예측 가능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농촌의 노동시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경기도 농촌인력지원센터의 역할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단순히 농가와 구직자를 연결하는‘인력소개소’가 아닌 농가의 인력 수요를 파악하고, 필요한 시기에 실시간으로 적합한 인력을 연결해야 한다.
또한, 센터는 내·외국인 근로자가 농촌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단기간에 인력을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농가의 지속적인 인력 수요에 맞는 일자리를 연계하는 한편,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현장상담을 통한 인권보호와 건강검진, 폭염 대비 예방안내 등을 통해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환경을 조성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난 7~8월 해남, 홍성, 여주 등에서 발생한 폭염 속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안타까운 사망소식이 있었다.
일할 사람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겠지만, 현장 대응과 예방의 부족함 또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경기도농촌인력지원센터는 농촌 일손의 구인·구직을 연결하는 중간지원조직을 넘어 현장의 노동환경을 안정화시키는 공공플랫폼으로써 그 역할을 다할 때 아름답게 빛날 것이라고 믿는다.
